
AI로 대부분의 것을 순식간에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다. 프롬프트 몇줄이면 상상하는 콘텐츠를 쉽게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브랜드들은 이상하리만큼 다시 가장 원시적인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
프레임 하나하나 손으로 옮기고 밀리미터 단위로 소품을 조정하며 하루를 꼬박 써도 고작 3초 남짓 완성되는 스탑모션.
겉보기엔 분명 시대착오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바라보면 이유는 분명하다.
기술이 완벽해질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그 반대에 끌린다. 의도적으로 비뚤어지고, 미세하게 흔들리며 손맛이 남아 있는 그 불완전한 움직임에 마음이 간다.
물론 AI로 스탑모션 ‘같은’ 영상을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건 AI가 거의 모든 것을 흉내낼 수 있는 지금일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진짜 손으로 만든 것을 더 갈망한다는 사실이다. 이에 브랜드들은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방식을 선택했다. 손으로 만든 흔적, 그 손맛 자체가 차별점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 모두는 단순한 레트로 감성의 귀환이 아니다. 지금의 스탑모션 트렌드는 기술 발전의 반발이 아니라 기술 발전이 만들어낸 부산물에 가깝다.
AI가 너무 빠른 평준화를 만들어버리면서 브랜드들은 차별화를 손이 많이 가는 방식에서 찾기 시작했다.
결국 기술의 과잉 시대에 스탑모션은 다시 새로운 형식이 된다. 디지털로 완벽하게 구현 가능한 모든 것이 서로 비슷해지는 순간, 불완전한 움직임은 경쟁력이 되고, 사람의 흔적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된다.
그래서 AI 시대의 스탑모션은 이상한 말이 아니다. 오히려 기술이 놓치는, ‘인간적인 결과 물성’이 주는 감성을 채우며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사람의 흔적이다. 이것이 몇 초의 스탑모션이 AI 합성 수백 컷보다 생생하게 기억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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