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톤(PANTONE)이 ‘클라우드 댄서(Cloud Dancer)’를 2026 올해의 컬러로 선정했다.
1999년 세루리안 블루를 2000 올해의 컬러로 발표한 이후 약 26년 동안 화이트 계열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의 컬러는 전 세계 디자인 분야에서 색이 문화와 정서, 라이프스타일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자 그 해의 분위기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지닌다.
그만큼 선정 과정도 엄격하다. 팬톤은 전 세계 문화·사회·경제·디자인 트렌드를 장기간 조사하고, 그해의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하는 색을 글로벌 컬러 전문가들과 함께 결정한다. 당대 시대상이 하나의 컬러에 응축되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팬톤은 왜 역사상 처음으로 화이트 계열에 주목했을까. 2026년을 진단한 여러 리포트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트렌드·컨슈머 리서치 기관 WGSN은 2026년 핵심 정서를 ‘집단적 피로 시대 (The Great Exhaustion)’로 정의했다. 팬데믹 이후 계속된 경제 및 정치 불안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피로·번아웃이 누적된 상태라는 것이다.
컨설팅·리서치 기관 Mintel 역시 반(反) 알고리즘(Anti-Algorithm), 정서적 결핍(Affection Deficit) 등을 2026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알고리즘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 인간적 연결·공감 능력의 회복이
중요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팬톤은 감각 역시 과잉 상태에 이르렀다고 봤다. AI 기술의 발달로 무분별한 저품질 콘텐츠가 쏟아지는 ‘AI 슬롭’ 현상이 이를 가장 잘 대변한다.
클라우드 댄서는 불안, 피로, 결핍, 과잉의 시대 속 휴식과 정리, 리셋에 대한 욕구를 반영한다. 강렬한 색으로 세상을 덧칠하기보다, 이미 과하게 물들어 있는 세상을 절제된 화이트로 중화하는 것에 가깝다.
이러한 맥락에서 팬톤의 이례적인 선택이 콘텐츠 제작자에게 시사하는 점 역시 명확하다.
지금 크리에이터에게 필요한 건 과감히 덜어낼 용기와 본질에 집중하는 태도일지 모른다.
자극적인 각종 미사여구 대신 전달하는 메시지 본연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다.
더하는 건 쉽지만, 빼는 건 어렵다고 했다.
클라우드 댄서를 계기로 무엇을 더 채울지보다 무엇을 비워낼지에 집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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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I NOWKND
Editorial I Jeong Won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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